사회서비스 통합 사례관리 정책이 ‘땜질관리’ 정책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최근 사회서비스 전달체계 개선정책의 한계와 과제


우리나라 사회서비스는 돌봄, 보육, 장애 등 다양한 사회적 욕구가 제기되는 만큼 지속적인 확대를 경험하고 있다. 2007년 장기요양보험과 사회서비스 바우처 사업 등 굵직한 사회서비스 제도가 새롭게 도입된 것을 비롯하여 크고 작은 다양한 사회서비스가 도입된 결과 중앙정부 차원에서의 사회서비스 프로그램만 해도 13개 부처 292개 종류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이 숫자가 보여주듯이 이러한 확대가 애초의 체계적인 계획과 전략이 없이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또 서로 다른 부처에서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개별적으로 더해지다 보니 서비스 종류와 양이 증가하는 만큼 수요자들이 복지의 확대를 그만큼 체감하지는 못하면서 현장의 전달체계의 복잡성만 증가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미 현 정부에서는 이와 같은 다양한 사회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려는 시도로써 지방자치단체에서 대상자별로 통합적인 사례관리를 제공할 수 있는 “희망나눔지원단”을 설치를 중심으로 한 전달체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국무총리실, 2011). 이를 통해 분절되어 있는 다양한 서비스들을 각각의 사례를 중심으로 통합적으로 제공함으로써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복지욕구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또한 이와 같은 개편을 통해서 지역자원을 발굴하고 연계하는 등 민간기관과도 연계를 강화하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은 지난 2010년 1월, 새로운 전산지원시스템인 “행복e음”이라는 사회복지통합관리망이 도입됨과 동시에 읍면동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복지행정을 지방자치단체 시군구 단위로 통합조사팀, 서비스연계팀 등을 설치하는 등 사회복지업무의 통합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정부의 노력에 연장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더욱 구체적으로는 정부가 “위기관리 사례관리 업무 안내(보건복지부·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2011)”를 통하여 서비스연계팀을 중심으로 사례관리요원을 별도로 두어 이미 본격화 하고 있는 공공 사례관리가 그 핵심인 것이다.

주먹구구식 사회서비스 정책의 한계

하지만 이러한 개편이 방향이 얼마나 사회서비스의 통합적 제공이라는 목적을 제대로 달성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이다. 우선 이러한 개편 방향이 사회서비스의 분절적인 구조에는 거의 미치지 못하고 있다. 사회서비스 영역에서 가장 핵심적인 욕구가 ‘돌봄(care)’이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수요자 집단이 ‘노인’이라고 할 때 돌봄의 욕구를 가진 노인에 대한 사회서비스 구조는 건강보험공단이 관리하는 사회보험인 ‘노인장기요양보험’과 지자체가 관리하는 바우처 사업인 ‘노인돌봄종합서비스’로 완전히 양분되어 있다. 게다가 전자는 욕구만을 기준으로 하고 소득을 고려하지 않지만 후자는 욕구와 함께 소득까지 고려된다. 가령 상태가 나빠 장기요양보험의 요양보호서비스를 받던 노인이 상태가 나아지면 저소득 노인이 아닌 이상 서비스가 중단되거나 상당한 비용을 감당할 수밖에 없어 건강이 회복되기를 걱정해야하는 어처구니없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이를 차지하고서라도 아직도 공공 사례관리 체계에서는 지자체가 관리하고 있는 바우처 서비스조차 통합이 아직 적극적으로 고려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대부분의 사회서비스 프로그램들이 대상자 선정 기준에 있어서도 소득인정액, 소득, 재산, 건강보험료 등 서로 특별한 이유 없이 제각각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그렇게 선정 기준을 충족시켰다고 하더라도 서비스가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예산 사정에 따라서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고 못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여전히 사회서비스가 주먹구구식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런 상태에서 통합 사례관리를 해봐야 각 대상자의 문제 해결을 위해 연계할 수 있는 서비스가 제한적이고, 그 여부 또한 주먹구구식이다 보니 충분한 해결은 불가능 하다고 하여도 통합 사례관리를 통해 대상자의 어느 정도 욕구를 어느 수준까지 해결이 가능한지 조차 전혀 보장할 수가 없다. 그렇다면 대상자 뿐 아니라 사례관리를 의뢰해야 할 읍면동 복지직 공무원이나 민간기관 조차도 신뢰를 가지기가 어려운 것이다.

취약한 복지제도 땜질을 위한 ‘민간자원 발굴’

그래서 이러한 개편 방향에 있어 정부가 또한 강조하고 있는 것이 민간자원 발굴이다. 즉, 이렇게 주먹구구식인 공공 서비스의 부족함을 지역사회 민간자원 발굴을 통해서 보완을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현 사회서비스 정책이 가지는 두 번째 한계점과 연결된다. 즉, 실질적으로는 사회서비스가 많은 경우 취약한 다른 복지제도의 땜질 역할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서비스는 주로 현금 급여 중심의 소득보장 제도인 사회보장을 비롯하여 고용, 교육, 의료, 주거 등과는 또 다른 복지제도의 영역으로 ‘돌봄’ 등에 대한 욕구에 대응하는 영역이다. 그래서 주로 아동, 장애인, 노인, 장기질환자 등 독립적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운 집단이 주된 대상이 되며 이들의 활동이나 수발, 돌봄 등을 지원하는 것이 독립적인 영역이 된다.

하지만 현재 공공 사례관리를 중심으로 한 사회서비스의 개선 방향을 보면 별도의 영역으로서 사회서비스를 강화한 다기 보다는 사회서비스라는 수단을 통해서 취약한 사회보장, 의료 등을 땜질 하려는 의도가 뒤섞여 있음을 알 수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사각지대나 낮은 보장수준 등 기초생활보장제도나 의료보호제도 등의 취약함으로 인해 나타나는 문제들을 ‘민간 자원 연계’를 통해 해결하려는 것이다. 뒤집어 말하면 당연히 국가가 제도적으로 보장해야할 최저생활이 제도의 취약점으로 인해 보장되지 않는데 대하여 민간 자원을 추가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공공 사례관리’ 체계를 새로이 만듦으로써 완화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 민간자원을 ‘개발’한다는 내용이 병원을 연결해서 ‘의료비’를 해결해주거나, 후원금을 받아 ‘교육비’를 보조해 주거나(혹은 학원을 연계에 그에 상응하는 교육을 제공하거나), 후원물품을 받아 현물을 지원해주거나 하는 식이다. 당연히 국가도 그에 걸맞은 재정적 자원을 동원해서 책임지지 않는 부분을 인적자원 얼마 보충해 민간 자원을 더 동원할 수 있도록 한다고 해서 제대로 보충이 될 리가 없다. 그 와중에 정작 공공 사례관리를 통해서 강화되어야 할 사회서비스의 본연의 기능은 소홀해 질 수밖에 없다. 결국 아무것도 제도로 충족되지 못하는 결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사회서비스 정책의 목적과 책임 범위 설정이 필요

따라서 이러한 공공 통합 사례관리가 의미 있게 추진될 수 있기 위해서는, 더 나아가 우리나라 사회서비스 정책이 제대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되어야 하는 지점이 있다. 첫째, 사회서비스에 있어 정책 목적과 공적 책임의 명료화 이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우리나라의 현 사회서비스 정책의 방향을 보면 도대체 정부가 사회서비스를 통해 무엇을 성취하고자 하는 것이며 어디까지 책임을 지겠다는 것인지가 매우 불분명하다. 그렇다 보니 정책에 있어 명확한 방향이 잡히지 않고 주먹구구식인 상황은 개선되지 않는다.

가령 영국의 사회서비스에서 사용되고 있는 대상자 선정 기준(FACS)에서부터 표현되고 있는 사회서비스의 정책 목적처럼 “대상자의 필수적인 일상생활과 사회생활 참여와 사회관계 유지”가 좋은 참고가 될 수 있다(DH, 2010). 그렇게 사회서비스의 목적을 분명하게 설정될 때 소득보장, 의료, 교육 등의 다른 복지제도 땜질과 뒤섞여 결국 아무것도 제대로 성취되기 어려운 상황이 정리될 수 있는 단초가 제공될 수 있을 것이다.

기실, 이러한 다른 복지제도의 미흡에 따른 문제들이란 결국 각 제도를 제대로 세움으로써 해결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한 방향으로 추진이 되어야 적합한 수준의 재원의 투입이 고려될 수 있고, 의미 있는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다. 기본적으로 소득보장이나 의료 영역과 사회서비스 영역에서 논의될 수 있는 예산의 수준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대부분 선진국에서 소득보장의 예산 GDP 20% 내외, 의료는 GDP에서 10%내외 수준이지만 사회서비스는 많이 고려해봐야 GDP 1~2% 수준이다. 그런데 소득보장과 의료제도의 땜질을 사회서비스를 통해서 하겠다는 현재의 의도는 새우보고 고래 좀 부축해보라는 식이다.

그래서 소득보장, 의료, 교육, 주거 등 각기 사회복지 영역에서의 공적 책임의 범위가 명료해져야 하며 그것은 사회서비스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즉, 사회서비스의 목적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설정이 되었으면 현재 우후죽순으로 늘어난 많은 수의 사회서비스 프로그램들이 어떻게 이 목적에 기여할 수 있는가가 재검토되어야 하며 이 과정을 통해서 재정비되고, 그와 동시에 그러면 어느 정도의 욕구까지를 공적으로 보장해줄 것인가가 설정되어야 한다. 현재 다양한 복지제도의 땜질까지 떠맡고 있는 상태에서야 애초부터 책임질 수 있는 선을 설정하는 것이 불가능 하였지만 분명하게 사회서비스 제도 영역이 구분된 이후에는 명확한 공적 책임선을 구분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공적 책임범위가 명료해야 ‘동원’이 아닌 의미 있는 ‘민관협력’ 가능

둘째, 그렇게 공적 책임 범위를 명확하게 설정하고 나면 제대로 된 공공과 민간의 협력이 가능해 질 수 있다. 현재처럼 사회서비스가 다른 제도의 땜질까지 떠맡고 있는 이상 민간이란 결국 자원 동원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자율성, 유연성, 혁신성 등 민간 고유의 장점이 활용이 되고 이것이 공공부문과 협력이 되어 새로운 시너지 효과를 만드는 그러한 의미의 민관협력이 아니라 언제나 취약한 공공 서비스를 땜질하는 동원하는 수단으로서의 민관협력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공공 사회서비스의 목적이 명확하게 설정되고 그 목적을 위해 공적으로 책임질 범위가 명료해 지면 그 나머지 부분의 역할은 민간에게 ‘위임’하거나 민관협력을 통해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가령 공적으로는 일상생활과 사회참여에 상당한 수준의 제약을 받는, 어느 정도 이상의 욕구에 대해서 일정한 수준의 서비스 공급에 책임을 지되 그 이하의 낮은 욕구의 대상자나 일반적인 지역 주민의 경우에는 그 서비스의 형식과 내용이 민간에 ‘위임’될 수 있다. 이러한 영역에서는 지역사회에 적합한 다양하고 혁신적인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며 이는 적절한 공공과 민간의 역할 분담을 통해서 수행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사회서비스 대상선정에 있어 소득기준이 아닌 욕구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 현재에는 공적부조제도와 사회서비스가 뒤섞이다 보니 그 제도의 목적도 불분명해졌을 뿐 아니라 사회서비스는 곧 저소득용 서비스로 취급되고 있다. 하지만 사회서비스 욕구와 소득은 애초부터 관계가 없다. 소득이 많다고 장애인의 장애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고 노인이 항상 펄펄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중산층이라도 장애와 노령 등으로 인해 기본적인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을 참여하지 못한다면 빈곤으로 추락하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현재 소득기준과 욕구기준을 모두 적용하고 있는 우리나라 사회서비스 제도는 아무리 장애가 있어도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게 아니라 그래서 일상생활이 파탄 나서 빈곤으로 추락하고 나서야 도움을 줄 수도 있다는 식인 것이다.

지방 복지행정은 소득이 아닌 욕구를 중심으로 재편되어야

그러다 보니 많은 사람들은 국가의 사회서비스를 전혀 체감할 수가 없고,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래서 사회서비스 대상자 선정에 있어서는 사회서비스 대상 욕구만을 기준으로 하고, 소득을 배제해야 하는 것이다. 단, 대상자 선정과는 별도로 소득기준을 적용하여 비용의 일부를 부담하게 할 수는 있다. 그럴 경우에도 비용 부담 수준을 기본적인 생활비용을 제외하고 그 나머지의 일정 비율로 제한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해야만 비용부담을 지움으로써 실질적으로는 대상자에서 제외시켜 버리는 현상을 방지할 수가 있다.

욕구중심으로서의 사회서비스 개편은 지방 사회복지행정의 근본적 변화를 전제하고 있다. 현재는 아직까지 지방정부 사회복지행정은 소득중심이며 그 결과 사회복지전문인력은 지나치게 공적부조업무에 묶여 있다. 하지만 사실상 공적부조 업무는 소득과 자산 기준에 따라 대상자를 선정하고 또 그 기준에 따라 급여를 지급하는 것으로써 굳이 전문인력을 필요로 하는 부분이 많지가 않다. 하지만 우리나라 공적부조가 매우 제한적이다 보니 공적부조 대상자가 많은 경우 가장 취약한 상황에 놓여있고, 그래서 암묵적으로 이 기초생활보장제도 대상 가구는 모두 사회복지직이 ‘관리’해야 하는 것처럼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저소득이라고 해서 모두 ‘관리’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문제가 막 벌어지고, 구체적인 해결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굳이 ‘관리’의 부담을 지을 필요까진 없다. 어느 정도 적합한 급여와 서비스가 연결되어 안정되어 있는 상황이라면 부족한 행정력을 더 투입할 필요까진 없을 것이다. 결국 전문적 행정력이 더욱 필요한 곳은 현재적 욕구가 있는 대상이며 따라서 전문인력은 소득기준의 공적부조 대상이 아닌 개입과 해결이 필요한 욕구를 가진 대상을 중심으로 재배치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상태에서 공공 사례관리란 ‘땜질관리’가 될 뿐

이러한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비로소 통합적 사례관리가 의미 있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통합 사례관리의 진정한 의미는 기존의 다른 복지정책의 개별적인 제공으로 문제 해결이 어려운 대상자를 복지 전문 인력이 책임을 지고 해결이 가능하도록 다양한 공공과 민간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연계함으로써 상황을 개선시킬 수 있을 때 충족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공공 사례관리란 취약한 공공 제도로 적합한 보호를 받지 못해 상황이 악화되는 대상자에게 부족하나마 민간자원이라도 동원하여 부분적으로 땜질 정도 겨우 해주는 ‘땜질관리’ 이상이 되기가 어렵다. 없는 것 보다는 백번 낫겠지만 정부에서 기대하는 ‘통합 사례관리’의 개념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각각의 복지제도는 그 제도대로 취약점을 보완한다는 것을 전제로 사회서비스 역시 분명한 목적과 공적 책임범위가 설정되고 그에 걸맞은 수준의 프로그램이 확립된다면, 그리고 소득수준이 아닌 욕구를 기반으로 한 대상자 선정이 될 수 있다면, 사회서비스는 그만큼 보편성을 가지고 일반 국민들에게 체감될 수 있는 복지 제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바탕에서 통합 사례관리가 도입이 된다면 복합적인 욕구를 가진 대상자라도 그에 걸맞은 제도와 서비스를 연결 지어 현실적인 수준의 해결을 목표로 개입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고, 그러한 체계에서 동원대상으로서가 아닌 의미 있는 민간과의 협력이 가능할 것이다.

참고문헌

  • 국무총리실. (2011) “정부, 사회복지담당공무원 ’14년까지 7,000명 확충 추진-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복지실현을 위한 “복지전달체계 개선대책” 마련.” 보도자료 7월 12일자.
  • 보건복지부·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2011) 위기가구 사례관리 업무 매뉴얼. 보건복지부
  • DH. (2010). Guidance on Eligibility Criteria for Adult Social Care, England 2010. London: Department of Health.

기고 월간 복지동향 2011년 12월호(제15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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