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90년대 영국 보수당 정부 사회서비스 개혁에 대한 재조명: 정치사상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최근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시장체계에 기반을 둔 사회서비스 확대에 대한 논의에 앞서, 이 러한 정책 방향이 세계적으로 국가 실패 경험 이후 시장 중심으로 가는 순리적 방향으로 간주 될 수 있는지, 아니면 하나의 정치적 선택으로 다른 대안에 대한 고려가 필요한 것인지 짚어볼 필요가 있 다. 그래서 이 연구는 유사한 개혁을 경험하였던 1980/90년대 영국의 보수당 정부의 정책 전략을 당대 논의에 비춰 핵심 정책문헌의 내용분석을 통해 정의하고, 이를 보수당의 정치사상과 비교함으로 써 당시 개혁의 정치적 선택으로서의 함의를 밝혀보았다. 그 결과 정책 전략과 정치사상은 상당한 일 치를 나타내면서 이전의 구노동당과 이후 신노동당 정책 전략과 뚜렷한 차이를 보여줘 정치사상이 정책 선택에 원인적 요소로 작용하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I. 서론

최근 노인과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하는 우리나라 사회서비스가 최근 10여 년 동안 폭발적인 증가를 보이고 있다. 사회서비스에서는 그 만큼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 이견이 없 을 듯하다. 가장 두드러지게는 재원의 확대로,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사회서비스 관련 예산은 연평균 36.6%로 주택부문을 제외한 복지 분야의 증가율(12.8%)을 훨씬 상회하는 것이었다(강혜 규, 2008). 하지만 이 변화는 단순히 지출의 증가에만 국한 된 것이 아니라 사회서비스 바우처 사업에서 나타나듯이 대상의 확대, 서비스 종류와 방식의 다양화, 공급기관의 다양화 등 매우 다면적이고 복합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김용득, 2008; 남찬섭, 2009).

그만큼 그 정책 변화의 방향에 대해서도 해석이 다양하다. 우선 분명한 것은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 가족구조의 변화와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로 인한 전통적인 돌봄 주체의 기능 약화 등 사회적 욕구 증가에 대한 대응으로 제도의 확대가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감 정기, 2007; 강혜규, 2008; 김용득, 2008; 남찬섭, 2009). 하지만 이와 동시에 다양한 민간 공급자의 참여 아래 경쟁을 기초로 이용자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시장체계가 사회서비스에 도입되고 있는데 가장 대표인 것이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에게 직접 재원을 지급하는 사회서비스 바우처 제도이다(김종해, 2008; 이영범ᆞ남승연, 2010).

이러한 사회적 욕구의 증가와 시장체계에 기반을 둔 접근 방법의 조화가 과연 적합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 한편에서는 주요 선진국의 사회복지정책 발달과정에서 볼 때 80년대 이후에 국가의 실패를 지적하며 사회서비스 전달체계를 더욱 효율화하기 위해 시장의 원리가 도입되어 왔으므로(Bovaird and Loffler, 2009), 우리나라에서도 시장 중심적 개혁은 하나 의순리적방향이라고주장할수있다. 하지만다른한편에서는시장원리도입은여러대안중 하나일 뿐이며, 오히려 정치적 선택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시장원리에 기반을 둔 접근 방식에 대해 학계에서 뜨거운 찬반 논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감정기, 2007; 김용득, 2008; 김종해, 2008; 남찬섭, 2009) 우선 한번쯤 생각해봐야 하는 것은 상 기의 기본적인 쟁점일 수 있다. 이는 근본적으로는 사회에 대한 구조주의자와 관념주의자 간의 오랜 논쟁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정책 발전에 있어서도 구조(structure)와 행위자(agency) 역할에 대한 인식에 기반하고 있는 것이다(Hay, 2002). 다시 말하면 전자에 동의할 경우 현재 개혁방향 의 찬반보다는 추진되는 개혁 방향을 어떻게 더 효과적으로 시행할 수 있을 것인가 내지는 시 행된 정책의 효과성에 집중할 것인가를 우선 고려해야 하고, 후자의 경우 개혁의 방향이 정책적 선택의 문제로 볼 때 그 바람직성이 계속 논쟁의 대상이 될 것이다.

이 연구에서는 이와 같은 논쟁이 사회서비스 시장기반 개혁에서 가지는 함의를 살펴보기 위 해 그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8, 90년대 영국의 보수당 정부가 ‘지역사회보호(community care)’ 를 기치로 추진했던 사회서비스 개혁을 재조명 해보고자 한다. 당대 문헌 분석과 정부 정책문헌 에 대한 내용분석을 비교하여 그 당시의 개혁 방향이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는가를 살펴보 고 이를 다시 그 당대 집권 정부였던 보수당 정부의 관념(사상)과 비교해 봄으로써 정책적 선택 으로서가지는의미를짚어볼것이다. 이로서우리는이사례연구를통해이와같은정책방향 이 하나의 사상적인 정책적 선택으로서 가지는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사회서비스에 대한 시장중심 개혁의 대표적인 사례로 영국의 지역사회보호 개혁을 꼽는 데 별다른 이의를 발견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의외로 이 지역사회보호 개혁 과정에 대한 본격적 인 사례연구를 국내에서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영국 지역사회보호 개혁에 대해서는 오혜경(1996)의 연구와 영문으로 발표된 김과 임(Kim and Lim, 2002)의 연구 등을 꼽을 수 있으나 지 역사회보호를 보수당 정부에서 이루어진 시장중심의 개혁이라기보다는 1960년대부터 발전된 탈 시설화 정책으로 해석하고 접근하고 있다. 오히려 영국의 시장중심의 개혁에 대한 사례연구는 황덕순 (2008)의 연구에서 이 시장화 개혁을 재원조달, 서비스 공급주체, 의사결정권, 규제 등에 서 민간의 역할이 확대되는 다차원적인 현상으로 해석하고 평가해보고 있으나 그 연구 대상을 1990년 국가보건서비스및지역사회보호법(1990 National Health Service and Community Act)에 제 한하고 있다. 따라서 제도 개혁 자체를 살펴보는 데에는 의미가 있겠으나 영국 사회서비스 정책 발전의 차원에서 그 정책적 선택의 의미를 살펴보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영국의 90년대 초 사회서비스 지역사회보호 개혁을 하나의 과정으로 보고 80년대부터 90년대에 걸친 보수당 집권 기간을 중심으로 그 변화를 재조명해 보고자 한다. 일종의 역사적 접근 방법으로 당대의 논의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서 80년대와 90년대 영국 사회 서비스 관련 연구 문헌들을 포괄적으로 분석하였으며 정부의 정책적 선택을 규명하기 위해서 영국 정부 정책의 핵심 문서인 정책녹서(Green Paper)와 정책백서(White Paper)을 대상으로 내 용분석을 진행하였다. 그 다음 그러한 정책적 선택과 당시 정부의 사상을 비교하고 결론으로 그 이론적함의를짚어보았다. 그럼이를위해먼저정책과정에있어행위자의역할에주목하는 관념적 접근(ideational approach)에 대한 이론적 배경부터 검토해 보기로 하겠다.


김보영. 2011. “1980/90년대 영국 보수당 정부 사회서비스 개혁에 대한 재조명: 정치사상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사회복지정책』 38(1). pp. 127-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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