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 전달체계 패러다임으로서의 거버넌스, 협영(協營)에 대한 이론적 탐색

거버넌스는 1990년대에서 최근까지 정치학, 행정학, 사회정책학 등의 분야에서 가장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개념 중의 하나이다. 이는 정책집행과 전달체계가 다중화된 특성을 반영하고 있지만 그만큼 용어 사용의 혼동과 그로인한 혼란도 크다. 이에 따라 거버넌스의 개념을 사전적 의미의 차원, 다원화된 공공정책과 집행/전달체계를 포괄하는 개념의 차원, 그리고 이전과는 다른 패러다임으로서의 거버넌스로 나누어보고 패러다임으로서의 거버넌스를 협영으로 구분하였다. 그 다음 이 협영 패러다임이 어떠한 역사적 맥락에서 발전되어 왔는지 살펴보고 그래서 어떻게 관료제와 시장과 공통점과 차별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논의하였다. 이는 현재 복합적인 패러다임이 동시다발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우리나라 전달체계 개혁을 이해하고 분석하는데 이론적으로 유용한 함의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I. 서론

1990년대에서 최근까지 정치학, 행정학, 사회정책학 분야에서 가장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개념 중의 하나가 거버넌스(governance)’라는 데에는 이견을 달기 어려울 것이다(라미경, 2009). 이렇게 거버넌스가 새롭게 주목 받고, 즐겨 사용되는 개념이 된 것은 이전에 유사한 것을 설명하는 개념과 무언가의 차별성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통상 새로운 개념이 이전 개념으로 잘 설명하지 않는 새로운 현상을 나타내거나 설명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하거나 주목하고, 더 자주 사용하게 된다.

거버넌스의 경우 이 개념이 반영하고 있는 새로운 현상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정책 집행과 전달체계에 있어서의 다중적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전통적으로 정책 집행과 전달에 있어서의 행위자란 당연히 정부였고 그랬기 때문에 이전의 행정이라는 개념은 주로 정부라는 거의 유일한 주체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운영할 것인가의 문제를 다루었다면 점차적으로 이제는 다양한 주체들이 정책과 서비스 영역에 관여되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이전의 단일하고 유일한 주체를 다루는 개념에서 보다 다원화된 행위자를 포괄하는 개념이 더욱 필요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O’Toole, 2000).

하지만 그와 동시에 이 거버넌스라는 개념과 아이디어는 여전히 형성되고 있는 단계에 있고 그만큼 규범적이고 이론적이고 실증적인 차원에서 여전한 논란의 대상이다(Lynn, 2010). 다시 말해 거버넌스라는 개념을 사용하는 곳에 따라 서로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고, 서로 다른 강조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때로는 새로운 환경과 새로운 대응을 설명하는 유용한 개념으로서 사용될 수도 있지만 서로 다른 차원과 의미로 인하여 오히려 논의에 혼란만 가중 될 수도 있다. 이러한 혼란은 거버넌스의 개념을 사용한 최근의 국내연구만 몇 가지 살펴보아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국내 거버넌스 연구 동향을 분석한 장지호·홍정화(2010)는 서구에서 출현한 신자유주의와 신공공관리에 기반을 둔 새로운 국정운영으로서 거버넌스와 우리나라에서의 참여적 방식으로서의 거버넌스를 구분하기도 하면서 기본 연구들을 국가중심, 시장중심, 시민사회중심의 거버넌스로 나누어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전연상·안형기 (2012)의 경우에는 신공공관리와 이해관계자의 참여와 상호작용을 통한 접근들을 모두 거버넌스 개념아래 규정한다. 다른 연구에서는 광의와 협의로 구분하는 방식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주하 (2011)는 광의는 관료제, 신자유주의적 거버넌스까지 포괄하는 개념으로, 협의는 이와 구분되는 의미로 이해한다. 하지만 라미경(2009)의 경우에는 협의는 이미 오래전부터 존재해왔던 다양한 행위자들의 자율적이고 호혜적인 상호의존성에 기반을 두어 협력하도록 하는 제도 및 조종형태로 규정하고 광의가 공적조직과 사적조직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나타난 새로운 상호협력적인 조정양식을 의미한다고 하고 있다. 이렇게 연구자에 따라 거버넌스의 의미를 때로는 서로 다른 개념으로 때로는 다른 차원으로 규정하기 때문에 휴스(Hughes, 2010)는 거버넌스라는 용어 자체가 너무 많은 부담을 감당하게 되었고 오히려 본래의 의미를 잃게 되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거버넌스가 변화된 환경에 사회복지정책과 서비스 집행과 전달에 있어 새로운 방식의 대응을 보여주는 (때로는 제시하는) 패러다임으로서 유의미하다고 보고, 이에 대한 논의를 분석하여 새로운 대안으로서 이론적인 탐색을 해보고자 한다. 우선 거버넌스의 개념이 포괄적인 만큼 여기에서 사회복지의 의미도 최근 사회보장기본법 전면개정 등으로 나타나는 의미의 확대(남찬섭, 2012)에 맞추어 유럽의 사회정책(social policy)에 가까운 포괄적 개념으로 사용하도록 한다. 그에 따라 전달체계도 정책의 집행과 전달 전반을 포괄하는 의미로 사용한다.

이러한 전제를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거버넌스라는 용어 자체가 유행처럼 번지고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면서 개념으로서 의미를 복원시킬 필요가 있다는 데에 동의를 하면서 기존에 이루어졌던 거버넌스에 대한 정의와 의미에 대한 논의를 종합하면서 이를 사전적 의미의 거버넌스, 공공정책의 다원적 집행/전달 체계로서의 거버넌스, 공공정책 집행/전달 체계의 패러다임으로서의 거버넌스로 구분해 보고자 한다. 그런 다음 패러다임으로서의 거버넌스의 의미를 이전의 관료제 패러다임, 시장 패러다임과 대비하여 정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패러다임으로서의 거버넌스의 이론적 틀을 모색하고자 한다.


김보영. 2013. “사회복지 전달체계 패러다임으로서의 거버넌스, 협영(協營)에 대한 이론적 탐색”. 『사회복지정책』 40(3). pp. 107-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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